스페인 모험: 바이크패킹과 미지의 세계

비엘하 터널은 어두운 심연과도 같았습니다.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사람을 최면에 걸듯 끌어당기는 곳이었죠. 산의 배 속으로 곧장 이어지는 5km 길이의 터널.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돌아가는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전거로 그곳을 통과해도 되는지조차 알 수 없었지만, 200km를 우회하고 싶지 않았기에 감수해야 할 위험이었습니다. 나는 완만한 내리막길 덕분에 뒤에서 다가오는 차량보다 조금 더 유리하게 이동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어둠 속으로 페달을 굴리자, 따뜻했던 초가을 공기가 순식간에 살을 에는 듯한 추위로 변했습니다. 아드레날린이 혈관을 타고 흐르는 게 느껴졌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이며, 이것이 곧 모험입니다.
바이크패킹은 가능성의 문을 열어주는 도전입니다. 완전한 자립형 여행은 탐험의 기회를 무한하게 만들어 줍니다. 매주 같은 길을 안내하며 보낸 여름 끝에, 우리가 알던 범위를 넘어 무언가를 발견하고 싶은 충동은 참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디어는 단순했습니다. 프랑스와 스페인 피레네산맥을 가로지르는 400km 순환 코스를 자전거로 달리고, 필요한 모든 것을 직접 챙겨가는 것이었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저 계속 페달을 밟는 것뿐이었고, 페달이 한 바퀴씩 돌 때마다 우리는 피레네산맥의 심장부로 더욱 깊숙이 빠져들었습니다.

술로르, 오비스크, 푸르탈레 등 3개의 고개를 넘고 스페인 국경을 통과하자마자 그 느낌이 전해졌습니다. 다른 말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저 '스페인답다'는 느낌이 들었죠. 황금빛 태양 아래 펼쳐진 언덕과 계곡, 향긋한 소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는 탁 트인 도로가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어느 순간, 우리는 완전히 문명과 동떨어진 듯한 곳에 들어섰습니다. 어느 방향을 둘러봐도 인간의 흔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풍경이었죠. 집 한 채나 전신주 하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어딘가로 이어지는 아스팔트 길뿐이었죠.
목적지까지 채 두 시간도 남지 않았을 때, 우리가 계획한 경로가 통행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숲을 헤쳐 나가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해는 저물고 기온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기에, 상황이 급박하다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모험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닥쳤을 때, 비로소 우리가 왜 이곳에 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되죠. 완벽하게 짜인 각본대로만 진행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거칠고 진실한 경험을 원했고, 이것 또한 그 과정의 일부였습니다.
우리는 숲에서 기어 나와 굽이진 협곡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저 멀리 산봉우리 위로 익숙한 분홍빛 노을이 짙어졌고, 그림자는 점점 더 짙게 깔리며 우리를 어둠 속으로 삼켜버렸습니다.
협곡을 벗어나자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미 200km가 넘는 거리와 5개의 산악 고개를 넘은 상태였고, 이제 남은 건 아래 마을까지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즐기는 것뿐이었습니다.
해방감이 느껴졌습니다. 도착 시간은 지는 해와 맞물렸고, 밤이 찾아오는 것은 하루가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쉴 시간이라는 신호였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저 다음 날 다시 이 모든 과정을 반복하며 피레네산맥을 넘어 프랑스로 돌아가는 것뿐이었죠.

잠에서 깼을 때 전날의 고통이 온몸으로 느껴졌습니다. 하루에 5개의 산악 고개를 넘었으니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는 둘째 날에 비하면 비교적 가벼운 준비 운동에 불과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넘어야 할 거리와 고개는 더 많이 남아있었으니까요.
출발은 더뎠습니다. 다른 협곡에서 공사 때문에 길이 막혀 통과 신호를 기다려야 했죠. 일광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매 순간이 고통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순진함은 상황에 따라 축복이 되기도 하고 저주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산을 곧장 뚫고 나가는 5km 길이의 비엘하 터널에 도달하기 위해 엄청난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것은 그 오르막이 얼마나 가혹할지였다는 점입니다.
맞바람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했습니다. 비엘하로 향하는 길에는 수많은 터널이 있었는데, 터널을 지날 때마다 바람은 더욱 거세게 휘몰아쳤습니다. 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죠. 사기를 꺾는 오르막길의 연속이었지만, 결국 우리는 해냈습니다.
터널을 통과하는 5km의 내리막길은 초현실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짜릿한 속도로 내려가면서도 왠지 모를 취약함과 폐쇄공포증이 느껴졌습니다. 마침내 우리는 터널 반대편으로 튕겨 나오듯 빠져나와 다시 따뜻하고 익숙한 햇살을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깊은 숨을 내뱉었죠.
시각, 청각, 그리고 감각의 엄청난 대비로 오감이 마비될 지경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살아있다는 느낌입니다. 넘어야 할 고개가 3개나 더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시금 희망을 품고 앞으로의 여정을 향해 조금씩 나아갔습니다.
마지막 고개인 콜 다스팽(Col d’Aspin)을 오르기 시작할 때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오르막을 오르는 동안 밤하늘에 별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그 장엄한 아름다움을 뽐냈습니다. 은하수가 우리 머리 위로 곡선을 그리며 밤하늘에서 반짝였습니다. 갑자기 10시간 동안 자전거를 탔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합리적인 설명으로는 불가능한 활력이 솟아올랐습니다. 순수한 영감이 원동력이 된 것이죠.
우리는 굽이진 길을 따라 활강하듯 내려갔습니다. 소나무 숲을 지나 들판에서 풀을 뜯는 사슴 떼를 지나쳤죠. 우리는 목적지가 아닌, 어떤 의식의 상태를 향해 더 멀리, 그리고 더 가깝게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외부가 아닌 내면의 장소였습니다. 일상의 걱정은 사라지고 살아있다는 순수한 감각만이 증폭되는 곳이죠. 바로 이거였습니다. 자전거를 탄 거리나 시간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훨씬 더 중요한 무언가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끊임없이 탐구하는 과정은 항상 보상받는다는 것입니다. 어둠 속으로, 산을 넘고, 별과 달의 인도를 받으며 우리는 새로운 지평선을 향해 나아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