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부엘타에서의 하루: 스페인 부르고스에서 만끽하는 프로 사이클링
800년 된 웅장한 대성당을 배경으로 올해 부엘타(Vuelta)의 흥겨운 노래가 거리를 가득 채우니, 부르고스(Burgos)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짜릿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여행하고 자전거를 타는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는데, 마드리드 집에서 불과 몇 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를 탐험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모험처럼 느껴집니다. E330 사람들과 함께할 라이딩과 그 뒤에 이어질 타임 트라이얼을 앞둔 전날 밤, 아직 발견되지 않은 고갯길과 부르고스의 중세 도심을 질주하는 금빛 헬멧들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프로 레이싱과 중세 대성당, 그리고 산을 향한 라이딩이 만들어낸 마법 같은 조합 때문인지, 저는 한껏 들떠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광장에서 의례적으로 커피를 몇 잔 마신 뒤, 덥고 바람 부는 날씨 속으로 출발합니다. 이 날씨는 우리뿐만 아니라 프로 선수들에게도 마치 하루의 이야기 속 악당처럼 느껴질 만큼 주요 화젯거리가 되었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100km를 함께 달리는 라이딩을 하다 보면 그렇듯, 우리는 불과 몇 시간 만에 E330의 친구들과 꽤 가까워졌습니다. 피네다 데 라 시에라(Pineda de la Sierra)를 향해 완만하게 오르막을 오를 때, 짙은 녹색 소나무와 맑고 푸른 물이 선사하는 환상적인 경치는 더위를 잊게 해주었습니다. 그림 같은 마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콜라를 마신 뒤, 우리는 다시 바람을 맞서며 점심 식사를 향해 페달을 밟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부르고스로 돌아와 레이스 방해물을 요리조리 피해 길을 찾고, 잠시 멈춰 지나가도 될지 양해를 구하며, 3시간이나 앞서 몸을 푸는 프로 선수들의 모습에 감탄합니다. 핸들바에 맛있는 아시아 음식을 봉지째 매달고, 대성당에서 불과 300미터, 즉 결승선에서 300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E330에 도착합니다. 맥주와 라면, 그리고 웃음꽃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제정신을 차린 안정된 인간이 된 기분을 느낍니다. E330 아지트를 나와 거리로 나서자 아이들과 할머니들이 이미 금속 울타리를 따라 모여 있었습니다. 우리는 신발을 벗어 던지고 맥주를 손에 든 채 그들 틈에 섞였습니다.
해가 저물어갈수록 우리는 더 크게 환호했습니다. 땀에 젖은 사이클링 킷 차림으로 우리는 박진감 넘치는 타임 트라이얼의 열기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우리는 고함을 지르고, "El Pozo" 표지판을 두드리며 함께 웃었습니다. 격리 이전의 어느 날 밤처럼 꿈만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마드리드를 떠나 새로운 사람들과 페달을 밟고, 낯선 음식을 먹으며, 프리모즈 로글리치(Primoz Roglic)가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